낯선 골목에서 길을 헤맬 때 폰부터 꺼내는 건 이제 반사에 가까워요. 그런데 그 반사가 무엇을 대신해주고 있는지는 잘 생각하지 않죠. 폰이 무엇을 대신해주고 있었는지, 직업 443개를 나란히 세워 본 연구가 짚었습니다.
목록의 맨 아래에 있던 사람들
매스제너럴브리검 연구팀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의 사망 기록 약 900만 건을 모아 직업별 알츠하이머 사망 비율을 계산했어요. 결과는 2024년 12월 영국의학저널에 실렸습니다.
전체 직업의 평균은 3.88%였어요. 그런데 택시기사는 1.03%, 구급차 기사는 0.74%로 443개 목록의 가장 아래였습니다. 나이와 여러 조건을 보정한 뒤에도 순서는 그대로였고요.
같은 운전인데 갈린 지점이 있어요. 버스기사와 항공기 조종사처럼 정해진 노선을 따르는 직업에서는 같은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알츠하이머가 아닌 다른 종류의 치매에서도 나타나지 않았고요. 실시간으로 길을 새로 그리는 일에만 붙은 특징이었던 거예요.
런던의 2만 5천 개 도로
이 이야기에는 앞선 장이 있어요. 런던에서 택시 면허를 받으려면 2만 5천 개 도로와 수천 개의 랜드마크를 외우는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연구팀이 이들의 뇌를 촬영했더니 공간 기억을 맡는 해마의 뒤쪽이 일반인보다 컸고, 운전 경력이 길수록 더 컸어요.
반대 방향의 기록도 있습니다. 2020년 연구에서는 내비게이션에 오래 의존한 사람일수록 스스로 길을 찾을 때의 공간 기억이 낮았어요. 3년을 따라가 보니 내비게이션 사용이 늘수록 공간 기억이 더 가파르게 내려갔고요.
물론 직업 연구는 이미 쌓인 기록을 견줘 본 관찰연구라, 택시 운전이 원인이라고 말할 단계는 아니에요. 연구진도 결론이 아니라 가설을 세우는 자료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오늘 할 수 있는 건 있어요. 퇴근길에 한 골목만 다르게 돌아와 보세요. 조금 헤매도 괜찮습니다.
Editor. 도윤













라운지 이야기
아직 이야기가 없어요. 첫 한마디를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