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을 시작하면 이상한 죄책감이 하나 생겨요. 오늘 숨이 덜 찼다는 죄책감이요. 힘든 만큼 느는 거라고 배웠으니까요. 그런데 그 반대로 달려서 세계 정상에 오른 사람이 있어요.
여섯 번 지고 나서 받은 처방
1980년대 철인3종 선수 마크 앨런은 매 훈련을 전력으로 밀어붙이는 선수였어요. 그리고 하와이 아이언맨에서 여섯 번 도전해 여섯 번을 다 진 선수이기도 했죠. 기어가 고장 났고, 몸이 먼저 무너졌고, 한번은 12분을 앞서다가 마지막에 걸어 들어왔어요.
코치 필 마페톤의 처방은 훈련량이 아니었어요. 심박수 155를 넘기지 말 것. 그 숫자를 지키려니 페이스가 1km 5분대까지 떨어졌어요. 우승을 다투던 선수에겐 초보자 같은 속도였죠.
심장이 자라는 속도
몸은 그 느린 속도에서 바뀌기 시작했어요. 낮은 강도로 오래 달리면 심장이 한 번에 밀어내는 혈액량이 늘고, 근육은 지방을 연료로 쓰는 법을 익혀요. 몇 년 뒤 앨런은 같은 심박수 155에서 1km 3분 19초를 달렸어요. 1989년엔 라이벌 데이브 스콧과 여덟 시간을 나란히 달린 끝에 코스 신기록으로 첫 우승. 그 뒤로 세계선수권을 여섯 번 제패했고, 프로 15년 중 13년을 이 방식으로 훈련했다고 말해요.
요즘 러너들이 말하는 존2 훈련이 이 원리예요. 한 주 달리기의 8할은 대화가 되는 속도로, 2할만 힘들게. 러닝 인구 1,000만 시대에 새로 달리기 시작한 사람일수록, 매일 전력으로 달리는 건 매일 시험만 보고 공부는 안 하는 것과 같아요.
오늘 해볼 것 하나
다음 러닝에서 옆 사람과 대화가 되는 속도를 지켜보세요. 심박계가 있다면 대략 180에서 나이를 뺀 숫자 안에서요. 처음엔 답답할 만큼 느릴 거예요. 그 답답함이 심장이 자라는 속도예요.
Editor. 하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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