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 치즈 탓이라던 옛말이 사실은 배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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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2026.08.12

악몽 : 치즈 탓이라던 옛말이 사실은 배 이야기였다

© 도윤

무서운 꿈을 꾼 아침엔 어젯밤 뭘 먹었는지 떠올리게 되죠. 대개는 그냥 넘기고 말지만요. 그런데 그걸 정말로 물어본 연구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들여다봤어요.

1,082명의 밤을 적게 했더니

캐나다 매큐언대 연구팀이 대학생 1,082명에게 잠과 꿈, 그리고 먹은 것과 배 상태를 함께 기록하게 했어요. 2025년 Frontiers in Psychology에 실린 연구예요.

스스로 유당을 못 견딘다고 답한 사람일수록 악몽이 잦았어요. 연관은 배가 부풀거나 쥐어짜는 느낌을 함께 겪은 사람에게서 가장 뚜렷했고요. 통계 모형에서는 배의 불편함이 이 관계를 상당 부분 설명했어요.

설명은 이렇습니다. 속이 불편하면 깊은 잠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얕은 잠으로 자꾸 올라와요. 생생하고 부정적인 꿈은 바로 그 얕은 잠에서 나오거든요. 음식이 꿈의 내용을 바꾼다기보다, 음식이 만든 속 상태가 잠의 구조를 바꾸는 셈이에요.

치즈가 악몽을 부른다는 옛말

서양에는 자기 전 치즈를 먹으면 악몽을 꾼다는 오랜 이야기가 있어요.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스크루지가 유령을 보고 소화가 덜 된 쇠고기 조각 탓이라고 우기는 장면도 그 연장이죠.

재미있는 건 이번 연구가 그 옛말을 절반쯤 맞다고 본다는 거예요. 다만 방향이 달라요. 치즈에 꿈을 뒤흔드는 성분이 있어서가 아니라, 소화가 안 되는 사람에게 그 음식이 밤새 속을 건드리기 때문이에요.

한계도 분명히 짚어야 해요. 참가자 대부분이 젊은 심리학 전공 학생이었고, 먹은 것도 유당 문제도 악몽 빈도도 전부 본인이 적은 값이에요. 상관관계일 뿐 인과는 아니고요. 그래서 이 연구를 유제품 금지령으로 읽으면 곤란해요.

오늘 해볼 것 하나

악몽이 유난히 잦고 밤마다 속이 더부룩하다면, 유제품 시간을 앞당겨 보세요. 잠들기 세 시간 전까지만요. 그다음엔 저유당 제품으로 바꿔보고, 배가 부푸는 느낌이 함께 오는지 이틀만 적어보시면 돼요. 끊는 게 아니라 순서를 바꾸는 일이에요.

Editor. 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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