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집을 치우고도 어딘가 어수선해 보인 적 있으세요? 저도 오래 물건 탓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조명을 설계하는 사람들의 순서는 달랐어요. 밝기보다 색을 먼저 정하고, 한 방에는 한 색만 씁니다.
눈은 흰색을 한 번에 하나만 정해요
사람 눈은 방에 들어온 빛의 평균을 '흰색'으로 정해두고, 그 기준으로 나머지 색을 읽어요. 색 항상성이라고 불러요. 기준이 하나일 때는 잘 작동하는데, 성질이 다른 빛이 한 화면에 섞이면 무너져요. 촛불과 햇빛이 같이 있는 자리에서 촛불 쪽 물건이 유난히 누렇게 보이는 게 그 예예요. 방마다 전구를 다르게 끼운 집은, 눈이 하루 종일 이 계산을 다시 하고 있는 셈이죠.
상자에 적힌 숫자는 생각보다 넉넉해요
전구 색 등급의 뿌리는 1942년으로 갑니다. 코닥 연구소의 데이비드 맥아담이 관찰자 한 사람에게 색 맞추기를 2만 5천 번쯤 반복시켜, 사람이 차이를 알아채는 경계를 타원으로 그렸어요. 이 타원이 지금 조명 규격의 단위예요. 그런데 규격이 허용하는 폭이 꽤 넓어요. ANSI C78.377에서 '2700K' 전구의 실제 목표값은 2725K이고, 허용 범위는 ±145K예요. 2580K짜리와 2870K짜리가 나란히 '2700K'로 팔릴 수 있다는 뜻이죠. 그래서 색이 중요한 갤러리나 호텔은 이 타원 3단계 이하로 납품 조건을 걸어요.
오늘은 방마다 전구에 적힌 색 숫자를 한 번 적어보세요. 한 방은 한 색으로만 맞추고, 거실과 침실은 2700~3000K 안에서 고르면 돼요. 갈아끼울 땐 같은 브랜드, 같은 시리즈로. 강조하고 싶은 벽이나 식물 한 곳만 기본 조명보다 3배쯤 밝게 올리면, 밝기를 더 올리지 않아도 방이 정돈돼 보여요.
Editor. 하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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