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카페인 : 영국이 아이 손에서 캔을 거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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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2026.07.30

오후의 카페인 : 영국이 아이 손에서 캔을 거둔 이유

© 도윤

편의점 냉장고 문을 열면, 늘 같은 자리에 에너지음료가 줄지어 있어요. 피곤한 오후엔 그 화려한 캔에 손이 가기 마련이죠. 그런데 얼마 전, 한 나라가 그 캔을 두고 꽤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길래 들여다봤어요.

왜 하필 술도 담배도 아닌 음료였을까

영국 정부는 16세 미만에게 고카페인 에너지음료를 팔지 못하게 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시행은 2027년 4월부터고요. 기준은 명확해요. 리터당 카페인이 150mg을 넘는 음료가 대상이에요. 커피나 차는 빠졌고요. 이상하죠. 술도 담배도 아닌 음료 하나에 나라가 왜 나섰을까요. 영국에선 약 10만 명의 아이가 매일 이 음료를 마셨고, 정부는 그게 아이들의 잠과 집중, 그리고 마음까지 흔든다고 봤거든요. 실제로 고카페인 음료를 많이 마시는 청소년일수록 불안 점수가 높더라는 연구도 있어요.

사실 이건, 어른의 오후 이야기이기도 해요

그런데 여기서 조금 억울한 이야기를 해야겠어요. 카페인은 아이만 골라 괴롭히지 않거든요. 에너지음료 한 캔엔 많게는 300mg, 커피 한 잔의 서너 배 카페인이 들어 있어요. 문제는 이게 몸에서 꽤 오래 버틴다는 거예요. 카페인의 반감기는 대략 다섯에서 여섯 시간이에요. 2013년의 한 수면 연구에선, 잠들기 여섯 시간 전에 마신 카페인조차 그날 밤 수면을 한 시간 넘게 줄였어요. 더 얄미운 건, 정작 본인은 '잘 잤다'고 느꼈다는 점이에요. 오후 세 시의 그 한 잔이, 자정의 나를 몰래 깨우고 있는 셈이죠.

그래서 요즘은 오후 두 시를 넘기면 카페인에서 손을 떼요. 잠이 안 오는 날이면 새 커피를 찾기보다, 찬물로 세수를 하거나 오 분쯤 밖을 걸어요. 잠은 밤에 애쓴다고 오는 게 아니라, 오후에 무엇을 내려놨는지로 정해지더라고요.

참고: GOV.UK, The Irish Times, 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2013), Mayo Clinic. 이미지는 공개 자료를 참고해 AI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Editor. 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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