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본 화면 : 1시간이 기억에 남긴 1년의 나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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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2026.07.30

가만히 본 화면 : 1시간이 기억에 남긴 1년의 나이테

© 도윤

저녁마다 소파에 눕는 걸 좋아해요. 하루를 잘 버틴 나에게 주는 상 같거든요. 그런데 그 '가만히'가 뇌한텐 상이 아니었다는 얘길 듣고, 좀 억울해서 찾아봤어요.

스무 해를 따라가 봤더니

USC 연구팀은 599명의 TV 습관을 스무 해 동안 기록했어요. 스물아홉에 시작해 쉰이 되었을 때 뇌를 찍어보니, 화면을 오래 본 사람일수록 기억을 만드는 부위(해마·내후각피질)와 전두엽이 조금씩 작았대요. 하루 1시간이 늘 때마다 회백질이 약 0.5%씩 줄었는데, 이게 성인기 1년치 노화와 맞먹는 크기였고요. 운동을 열심히 한 사람도 예외가 아니었다는 게 좀 의외였죠.

그럼 화면을 다 끊어야 할까요

다행히 그건 아니에요. 진짜 변수는 '시간'이 아니라 '수동이냐'였거든요. 뇌는 책을 읽거나 문제를 풀 때 포도당을 활발히 당겨 쓰는데, 화면을 멍하니 볼 땐 그 스위치가 꺼진대요. 그래서 60세 이상 14만여 명을 본 2022년 연구에선, 같은 앉은 시간이라도 컴퓨터로 머리를 쓴 시간은 치매 위험이 1시간마다 15%가량 낮았어요. 반대로 하루 4시간 넘게 TV만 본 경우는 20%쯤 높았고요. 더 반가운 건, 바꾸기 쉽다는 거예요. 최근 연구들에선 수동적 화면 30분을 걷기나 가벼운 활동으로 옮기면 위험이 6~12% 내려갔대요.

오늘 밤엔 한 편이 끝나면 자동재생을 끄고 한 번 일어나 볼까요. 볼 거면 자막을 켜고 따라 읽어도 좋고요. 오래 본 게 문제가 아니라, 가만히 본 게 문제였으니까요.

(참고: USC Dornsife·Brain Imaging and Behavior 2021, PNAS 2022. 이미지는 공개 자료를 참고해 AI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Editor. 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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