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 세균 : 채소의 혈압 효과가 정해지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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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2026.07.30

입속 세균 : 채소의 혈압 효과가 정해지는 자리

© 하람

비트 주스를 챙겨 마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혈압에 좋다니까요. 그런데 그 좋은 일이 몸의 어디에서 벌어지는지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더라고요. 저는 그게 위장인 줄 알았어요.

공장은 입 안에 있었다

비트나 시금치에 든 질산염은 흙에서 뿌리가 빨아들인 무기물이에요. 그 자체로는 혈관에 아무 일도 하지 않아요. 혀 안쪽에 사는 세균이 그걸 나이트라이트로 바꿔줘야, 비로소 혈관을 이완시키는 일산화질소로 이어지죠. 이 경로가 알려진 건 1994년이에요. 나이젤 벤저민 팀과 욘 룬드베리 팀이 같은 해에 각각 보고했어요.

그래서 이상한 실험이 가능해져요. 세균을 죽이면 어떻게 될까. 2013년 런던의 연구팀이 건강한 19명에게 일주일간 클로르헥시딘 가글을 하루 두 번 쓰게 했어요. 입속 나이트라이트 생성이 90% 줄었고, 혈장 나이트라이트도 25% 줄었어요. 혈압은 2에서 3.5mmHg 올라갔죠. 진료실 측정, 활동 혈압, 가정 측정 세 가지 방법 모두에서요. 그것도 가글을 한 번 쓴 다음 날부터요.

반대로 열어본 사람들

2026년 6월, 킹스칼리지런던의 앤드루 웹 교수팀은 반대편을 건드렸어요. 세균을 죽이는 대신, 세균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방법은 뜻밖에 소박했어요. 설탕이 든 껌이요. 비트 주스를 마신 뒤 3시간에서 6시간 동안 씹게 했더니 침의 산도가 1.4 단위 내려갔고, 입속 나이트라이트가 45%, 온몸의 나이트라이트가 25% 늘었어요. 혈압은 2.7과 1.9mmHg 더 내려갔고요.

물론 연구진은 껌을 권하지 않아요. 함께 연구한 레딩대의 샬럿 밀스 박사는 "설탕 껌을 자주 씹으라고 권하는 게 절대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어요. 산도가 열쇠라는 걸 보여준 실험일 뿐이니까요.

오늘 해볼 건 하나예요. 저녁에 시금치나 루꼴라를 먹었다면, 그 뒤 몇 시간만 항균 가글을 미뤄보는 거요. 치과에서 처방받은 가글은 그대로 쓰시고요. 잇몸 치료와 수술 후 회복에 효과가 확인된 약이니까요. 이건 습관처럼 매일 두 번씩 하던 가글 이야기예요.

Editor. 하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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